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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의 돌직구] 그린 뉴딜 '환경'과 '경제' 다 놓친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9.22 07:00
  • 수정 2020.09.22 15:28
  •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그린과 뉴딜 상충되는 단어 붙여놔

재생에너지 맹점에 대한 검토 부재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 다 놓칠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국판 뉴딜, 그린에너지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국판 뉴딜, 그린에너지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제75주년 광복절 성명을 통해 "그린 뉴딜은 성찰과 철학이 결여됐다"며 "산업과 에너지 정책을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파리기후협정에 맞게 보완해 나아가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본인이 대통령 직속 기후대응 기구의 위원장인데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그린 뉴딜은 미국 대공황 극복을 위해 루즈벨트가 고안한 뉴딜 정책을 본떴다. 국가 에너지 구조를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시켜 기후변화 대응과 경기 부양을 동시 달성하겠다는 개념이다. 그린 뉴딜은 이미 국가 경제와 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정부는 당장 내년에만 그린 뉴딜에 4조3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그런데 그린 뉴딜이라는 말엔 어색함이 감돈다. 연결고리가 없는 두 단어를 인위적으로 붙여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루즈벨트의 '뉴딜'이 금융 지원, 농민‧실업자 구제 등 경제주체 회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라면 '그린'이 추구하는 환경의 회복은 경제 논리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정부는 이 모순된 단어에 국가 경제를 구겨 넣고 있다. 기후와 환경을 시장화해 에너지, 디지털, 바이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재생에너지, 디지털, 수소‧전기차 산업 촉진을 위해 170조원의 뉴딜 금융을 마련하고, 20조원의 뉴딜 펀드까지 조성해 투자자들의 수익률과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 친정부 성향 환경론자들까지 '그린 뉴딜은 녹색으로 분칠한 자본주의'라고 비평한다.


출발점이 뒤틀렸으니 목적지가 온전할 리 없다. 그린 뉴딜의 핵심 성장 동력은 정부가 지속가능한 친환경에너지로 규정한 '신재생에너지'다. 뉴딜이 성과를 내려면 투자 대상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신중히 따져봐야 하는데 신재생에너지의 근본적 한계와 특성에 대한 충분한 숙의 없이 막연하게 목표만 제시했다는 지적이 크다.


재생에너지는 가격 경쟁력이 없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가장 높은 제주도의 상황을 보면 이해가 쉽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제주 전력생산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8년 22.6%에서 2019년 67.9%로 급격히 늘었다. 그럼에도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지난해 제주의 kWh당 정산단가는 태양광 144.3원, 풍력 149.9원을 기록했다. 육지에서 쓰는 원자력 58.3원, 유연탄 86원, 무연탄 101.5원 등과 2~3배 차다.


이러한 실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달성도 불확실하게 만든다. 그리드패리티는 정부의 지향점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계속 하락해 2020년대 중반이면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은 2040년 이후이며 탈원전 속도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무역이 불가하다는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 독일이 재생에너지 선도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주변국에 수출하며 수익과 계통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독일이 주변국에 수출한 재생에너지 전력량은 무려 60.2TWh다. 이는 어디까지나 유럽 전역을 잇는 송배전망 '슈퍼그리드'를 갖춰 자유롭게 국가 간 전력 수출입을 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면이 바다와 북한으로 막힌 한국은 재생에너지 교류 자체가 불가하다.


재생에너지가 청정연료를 이용하는 만큼 환경 만큼은 보장해줄 것이란 생각도 착각이다. 햇빛과 바람은 사람이 전기 사용을 필요로 할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백업 에너지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원전과 석탄화력을 전력시장에서 퇴출시킴에 따라 선택지는 LNG밖에 남지 않았다.


다수 연구기관에 따르면 LNG는 발전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 미연탄화수소(UHC) 등 다양한 유해물질을 뿜어낸다. 일산화탄소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며 농도가 진하면 사망에 이른다. 초미연탄화수소는 미세먼지 원인물질 중 하나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그린 뉴딜로 '기후변화 대응' '경제활력 제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 약속했지만 어느 토끼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할 위기감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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