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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률…체면 차릴 때 아니다

    [데일리안] 입력 2020.04.20 11:15
    수정 2020.04.20 13:10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경제정책 ‘셧다운’ 수준…정부, 공격적인 재정정책 절실

올해 예산사업 과감히 정리…항공·서비스업 등 무너진 업종에 집중


4·15 총선이 끝나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살리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SNCT 및 HJIT 컨테이너야드 전경. ⓒ배군득 기자4·15 총선이 끝나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살리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SNCT 및 HJIT 컨테이너야드 전경. ⓒ배군득 기자

한국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를 만나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 1분기는 전염병과 사투를 벌인 탓에 경제적 손실이 커졌다. 오는 28일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딱 100일이 된다.


그동안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에 효과가 미미하다. 4·15 총선을 거치면서 올해 가장 큰 국가행사를 넘긴 만큼 이제는 경제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수준의 거대한 변수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더 이상 체면 차릴 때가 아니다.


과감한 재정정책과 뼈를 깎는 재원마련으로 정부가 먼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사실상 ‘셧다운’ 수준의 경제정책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서둘러 수립하는 등 반박자 빠른 탬포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지금과 같이 고고한 ‘선비나 양반’의 모습으로는 위기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다.


◆2분기 이후 경제상황 더 어렵다…심리회복이 관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이 역성장 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세지다.


주요 해외투자기관(IB)들도 전망치는 비슷하다. 당장 1분기 성장률만 놓고 봐도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2분기 이후가 더 문제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 19일 블룸버그가 9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IB 등으로부터 받은 1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8일 집계 기준) 평균치는 전기 대비 -1.5%에 그쳤다.


스탠다드차타드·바클레이즈·하이투자증권·HSBC·IHS이코노믹스·JP모건·옥스포드이코노믹스·소시에테제네랄·노바스코티아은행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평균 낸 결과다. 전망치가 가장 낮은 노바스코티아은행(-3.4%)을 제외하더라도 전망치 평균은 -1.3%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1분기 경제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오는 23일 한국은행이 1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하는데 여기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이달 중 향후 경기부양책에 대한 분위기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 충격에 3월 카드승인액은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주저 앉았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 통계 작성이래 최대 폭 감소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4.6% 감소해 작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2월(-30.6%)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위축이 지속하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하고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분기 GDP는 마이너스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최근 지표를 보면 1분기가 상당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마이너스 여부를 현 상황에서 말하기는 어렵고 한국은행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뼈를 깎는 예산 사업 구조조정 ”공직사회 더 희생해라”


정부는 4·15 총선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경제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주요 경제부처들은 이번주부터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통해 의견수렴에 나선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제시한 정책들 역시 무너진 시장의 마음을 확 잡아주는 대책들이 부실하다는 얘기다. 공직사회가 더 희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 사업은 철저하게 예산을 토대로 집행된다. 이렇다보니 천재지변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은 진행된다. 소위 융통성 없는 예산 사업들도 부지기수다. 지금처럼 코로나19라는 세계적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하게 되더라도 정부 예산 사업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걱정할 처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예산사업 조정 등으로 재원 마련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7조6000억원 전액을 세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원금 소요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전액 금년도 기정예산(이미 확정된 예산) 조정을 통해 충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2차 추경안을 신속히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여러 차례 “뼈를 깎는 정부 지출구조조정”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방, 의료급여, 환경, 공적개발원조(ODA), 농어촌, 사회간접자본(SOC) 등 분야를 중심으로 이달 초부터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경제컨트롤타워의 이 같은 구상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는 요지부동이다. 공직사회가 더 희생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상황에도 ‘부처 이기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기존 세출사업 구조조정에 각 부처 협조를 구하기가 워낙 만만치 않은 데다 7조1000억원 전액을 구조조정으로 충당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 “재정건전성 걱정할 때 아니야…더 풀어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걱정할 처지가 아니라며 코로나19 대응을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재원 규모나 사용처 등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일단 경제가 붕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재정 건전성은 부차적 문제”라며 “재정 지출을 충분히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역시 “국가 위기 상황인 만큼 재정 건전성 악화를 감수하고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 소비가 동시에 위축된 상황에서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의 연쇄 도산이 발생하면 더 큰 경제 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재정 투입으로 그런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내수 활성화를 위한 별도 추가 대책에는 기업 투자 촉진, 성장동력 확충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경제 조기 회복을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차별 없는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투자 심리를 되살릴 특단의 조치로 각종 투자세액공제 공제율을 높이고 법인세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 정부 경제정책 목표가 경기 부양이라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정부 정책은 피해를 본 가계와 기업을 구제하고 실물 부문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는 2차 충격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손 원장은 이어 “국민이 감염 우려 없이 여가 등 소비 생활을 즐기도록 서비스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관광·여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그 기간에 우리 관광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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