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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만? 강정호가 야구계 남긴 교훈

  • [데일리안] 입력 2020.06.30 08:08
  • 수정 2020.06.30 10:01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뒤늦은 사과, 진정성 없는 모습 부정여론 키워

팬들도 선수들에게 엄격한 도덕적 책무 부과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KBO리그 복귀를 학수고대했던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의 바람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강정호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팬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팬들 앞에 다시 서기엔 제가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제 욕심이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됐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면서 철회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아직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며 "어떤 길을 걷게 되든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고 봉사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정호의 복귀 무산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강정호는 KBO리그에 몸담던 시절 두 차례나 음주운전에 단속됐으나 이를 은폐했고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에야 뒤늦게 앞의 두 사고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복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아예 팬들의 눈 밖에 났다. 강정호는 오직 법리적 해석에 따라 KBO의 솜방망이 징계를 이끌어냈고 무성의한 사과문을 대독시켰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야구팬들은 진정성 없는 모습에 공분을 일으켰다.


뒤늦게 좋지 않은 여론을 감지한 강정호는 서둘러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부정 여론을 되돌리는데 실패했다.


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강정호.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무산은 여러 메시지를 전한다.


먼저 야구팬들은 도의를 저버리는 행위에 대해 결코 묵과하지 않는다는 점이 입증됐다. 과거에는 잘못을 저지른 선수에게 어느 정도 선처를 베풀거나 감싸주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즉,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는 음주운전뿐만이 아니다. 프로 스포츠의 중대한 반칙 중 하나인 불법금지약물, 승부조작 사안에 대해서는 이미 KBO의 징계와 무관하게 ‘원아웃 퇴출’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강정호 사태를 겪으면서 선수들도 제법 큰 경각심을 갖게 됐다.


강정호에 대한 부정여론이 더 커진 결정적 이유는 안일했던 ‘팬 서비스’에 있다.


강정호는 사과 기자회견 당시 “그동안 이기적으로 살아왔고 자신만을 위했다”라고 토로했다. 뒤늦은 기자회견과 성의 없었던 사과문에 대한 반성을 논할 때 나온 말이었다.


KBO리그는 타 종목에 비해 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형편없기로 유명하다. 물론 일부 선수들에 해당되는 사안이나 안 좋은 이야기는 더욱 멀리 퍼지고 대표성을 띠기 마련이다.


만약 강정호가 팬의 소중함을 알았다면 보다 빨리 모습을 드러냈고 더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니면 애초에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프로스포츠는 팬이 없다면 무의미한 공놀이에 불과하다. 들불처럼 번진 팬들의 비판 여론은 선수의 복귀까지 가로막을 정도로 강력함 힘이 있음을 증명했다. 더불어 팬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엄격한 도덕적 책무를 부과하고 있다. 강정호라는 천재적 야구 재능은 아쉽지만, 팬들은 야구판이 보다 성숙해지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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