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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직 법무부 장관까지 윤석열 밀어내기에 가세하는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7.06 09:00
  • 수정 2020.07.06 08:20
  • 데스크 (desk@dailian.co.kr)

자기 말에 발목 잡힌 문 대통령

이 희비극 언제까지 끌 것인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데일리안 DB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데일리안 DB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싫어하는 까닭은 국민 모두가 짐작하고 있다. 그 싫음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면 그걸 국민에게 솔직히 밝히고 해임절차를 밟으면 된다. 임기가 정해진 자리여서 막무가내로 쫓아낼 수는 없겠지만 이유가 합당하다면 국민도 수긍할 것이다. 이치가 그런데도 대리전을 시켜놓고 관람객 행세를 하는 까닭이 도대체 뭔가?


자기 말에 발목 잡힌 문 대통령


①전형적인 언행불일치의 상황이 꺼려져서 가능하면 피하려는 것일 수 있다. 작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다음 환담을 하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아주 살갑게 불렀다. 윤 총장의 부인에게까지도 ‘우리 사모님’이라며 축하 인사를 했다.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말 그대로 간곡한 당부였다. 이 말에 발목 잡혀서 자신이 직접 윤 총장을 내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②해임을 하자니 이유를 대기가 마땅치 않아서 밀어내기 방식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법대로 하는 검찰총장을 그 때문에 쫓아낼 수는 없다. 왜 대통령의 최측근을 곤경에 빠뜨렸느냐며 불쾌해 할 수는 있지만 ‘청와대든 정부든’이라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당부해 놓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문에 총장을 그만두라고 할 일은 못된다.


③물론 그런 부담을 다 감수하고 내보낼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럴 경우 대통령이 자신의 휘하에 있는 검찰총장과 맞장을 뜨다가 세 불리하니까 일방적으로 게임을 몰수하고 자기 승리를 선언했다는 세간의 평가는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꺼내든 것이 추미애 카드였다. 추 장관의 스타일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싸움꾼이다. 말을 가려하는 법도 없다. 기분 나쁘면 아무에게나 욕설 섞은 공격을 해댄다. 5선의원에다 집권당 대표까지 지낸 그를 앞세우면 윤 총장도 버텨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을 법하다.


추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이른바 학살 인사를 단행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강펀치 한 방으로 윤 총장을 녹아웃 시키려고 했지만 윤 총장의 맷집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오히려 때리던 자신이 여론의 비난과 조롱에 직면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오기도 나고 대통령 눈치도 보이고 해서 지휘권이라는 보도를 휘둘렀다. 그런데 윤 총장을 굴복시키기는 고사하고 전국 검사장들의 반감을 살 지경에 이르렀다. 이르면 월요일 중에라도 윤 총장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쉽게 밀어내고 손을 털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 희비극 언제까지 끌 것인가


그런데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과 같은 날 박상기 전 법무장관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조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던 날 윤 총장과 나눴던 대화 내용을 밝혔다. 조 당시 법무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왜 갑자기 전직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 궁지로 몰기’에 가세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게 너무 허술한 폭로라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윤 총장이 당시 법무장관에게 정말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문제가 안 된다. 검찰총장이 중요한 사건 수사에 대해 장관에게 보고 혹은 협의를 하는데 뭐가 잘못됐다는 것인가.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가진 법무장관인 만큼 해당 수사에 임하는 검찰의 판단을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전 장관, 혹 누군가로부터 엄호사격의 부탁을 받기라도 했는지 궁금하다.


대검측은 윤 총장이 ‘조국 낙마’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장관이 조 전 장관에 대한 선처를 요구해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뿐이라는 해명이었다. 이 말대로라면 박 당시 장관이 윤 총장에게 ‘선처’ 압력을 행사했다는 말이 된다. 이건 용인되기 어려운 일이다. 전직이 됐다고 해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갈수록 문 대통령의 처지만 구차스러워지는 형국이다. 추 전사(戰士)를 내세우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하여금 원군 역할을 하도록 해도 해결을 못하니까 전직 장관까지 가세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지 않은가.


추 장관은 “이런 말 안 듣는 총장은 처음”이라고 민주당 초선의원들 앞에서 윤 총장을 헐뜯었다. 마치 자신이, 많은 다른 총장들과 일을 해 본적이 있는 듯 한 말투다. 검찰총장 몰아내기에 이처럼 막무가내인 장관이 오히려 처음 아닌가? 전직 법무부 장관이 대단한 비밀이나 되는 듯이 자신과 검찰총장의 대화내용을 스스로 폭로하고 나서는 광경도 보느니 처음이다. 더더욱, 자기가 임명한 장관과 총장 사이에 백병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구경꾼 노릇만 하는 대통령이 과거에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이야말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 도대체 이 황당한 희비극, 어디까지 가고서야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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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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