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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어려운 선택'…조선 빅3도 포기한 '풍력'으로 생존 가능할까

  • [데일리안] 입력 2020.07.09 06:00
  • 수정 2020.07.08 17:31
  •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사업성 낮은 풍력 사업 '지속가능성' 업계 반신반의

조선 3사도 기술 격차 극복 못하고 사업 철수 전력

국내 '트랙 레코드' 쌓으며 해외 수주 성사 '관건'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두산중공업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두산은 가스터빈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큰 축으로 두산중공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두산중공업의 주 매출 사업이던 석탄화력과 원자력 대신, 가스터빈과 풍력 위주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풍력 발전은 국내 시장이 한정돼있고, 해외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두산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영정상화 작업에 한창인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사업을 개편하고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해상풍력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풍력 부문에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5MW(메가와트)급 이상 대형 풍력 터빈을 보유한 업체인 만큼 착실히 사업 성과를 내, 하루 빨리 회사를 안정적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기조 역시 신재생에너지 수요 창출,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으로,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을 극복하고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산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풍력발전이 당장의 수익을 보장해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도 담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다.


앞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들은 풍력 사업 가능성을 보고 호기롭게 뛰어들었으나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자 철수한 바 있다.


전남 육상풍력단지ⓒ두산중공업 홈페이지전남 육상풍력단지ⓒ두산중공업 홈페이지

이들은 2000년대 후반 신재생 에너지 붐을 타고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했다. 조선사들은 당시 대형선박을 움직이는 엔진과 블레이드(날개) 제조 기술 등이 풍력발전 사업과 연관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미국 보조금 폐지, 유가 하락, 해양플랜트 손실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며 풍력 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결국 10년도 채 되지 않아 조선사들은 모두 풍력 사업을 접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풍력 사업은 조선 시황이 어려워지면서 정리한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고 수주도 전무해 결국 철수 수순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역시 기술, 투자여력 등에 있어 국내외 시장에서 탄탄하게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우선적으로 풍력발전사업을 하려면 전력생산에 적합한 풍속 조건을 갖춘 넓은 토지가 필요한데 지리적 특성상 이런 조건을 갖춘 지역이 그리 많지 않다.


단지 건설 시 산지관리법, 문화재관리법, 자연공원법, 군사시설보호법, 국토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규제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으로 단지를 조성하고 풍력 발전기를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생태계 파괴, 소음 유발, 지역경제 악영향 등을 이유로 환경단체 및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칠 수도 있다.


제주 탐라 해상풍력단지ⓒ두산중공업 홈페이지제주 탐라 해상풍력단지ⓒ두산중공업 홈페이지

이런 협의 과정이 길어질수록 두산에게는 부정적이다. 예전에는 석탄화력, 원자력 등 '캐시카우' 사업부가 있어 풍력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풍력이 주력 사업이 된 만큼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해외 사정은 더 좋지 않다. 풍력 사업은 중국, 미국, 유럽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3MW급, 5.5MW급 풍력 발전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8MW급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러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주요 경쟁사는 현존 최대급인 12MW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마치고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서둘러 8MW급 기술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세계 시장에선 구형 제품이 된다.


그렇다고 단가 경쟁을 벌일 수도 없다. 선두 업체들의 생산 규모를 생각할 때, 단위 당 제조비용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풍력 사업으로 지속 성장하려면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술 및 투자면에서 선두업체들 보다 발 빠르게 나서야 하지만 당장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두산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는 어렵다.


전남 영광 풍력단지ⓒ두산중공업 홈페이지전남 영광 풍력단지ⓒ두산중공업 홈페이지

기술 및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성과를 내는 데 까지는 수 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기간을 감내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기도 힘들다.


현재로서는 두산중공업은 정부 및 지자체가 추진하는 국내 사업 위주로 성과를 내면서 가급적 빨리 상위 풍력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체질 개선 과정에서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다. 두산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풍력 사업은 단계적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여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면서 "장기 성장을 위한 두산중공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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