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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사태 불러온 학원스포츠 폭력, 대안은 있나

  • [데일리안] 입력 2020.07.10 14:07
  • 수정 2020.07.10 14:16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스포츠계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학원스포츠 폭력의 비극적인 결과물

문체부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 나서. 교육부도 문제 상황 진단 이후 대응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가혹 행위를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일은 그간 스포츠계에 깊이 뿌리내려 있는 학원스포츠 폭력의 비극적인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성적 지상주의가 만연한 체육계에서 초중고 학생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지도자들로부터 폭언과 욕설, 성폭력 등에 시달리며 운동을 해온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오랜 관행인데다 선수 지도라는 명목으로 어느 정도 폭행이 용인된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지도자들이 죄의식도 없고, 문제의 심각성 역시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피해 선수들의 신고에도 안이하게 넘어갔던 관련 기관들의 소극적 대처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광운대 스포츠융합과학과의 한 교수는 “학원스포츠 폭력은 구조적인 문제로,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성적이 잘 나오면 덮어지는 게 그 동안의 관행이었다. 성적 지상주의도 구조적인 문제인데 흔히 말하는 비인기 종목 같은 경우 오히려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인기 종목의 경우 미디어나 대중의 관심이 없다보니 국제대회 나가서 금메달을 땄다는 정도만 전달이 된다. 지금처럼 극단적인 선택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공론화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초중고 운동선수 인권실태 전수 조사 결과. ⓒ 데일리안초중고 운동선수 인권실태 전수 조사 결과. ⓒ 데일리안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초중고 학생선수 6만32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태 전수조사(2019년 7월~9월)에 따르면 선수 2000여명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줬다.


폭언 및 욕설, 협박 등 언어폭력은 3423명(19.0%)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언어폭력 경험자의 69.0%는 지도자(코치, 감독)를 주요 가해자로 응답했다.


특히 인권위 조사서 신체폭력을 당한 초등학생의 경우 38.7%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반응은 16.0%에 불과해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중학생 선수는 응답자의 15.0%(3288명)가 신체폭력을 경험해 일반 중학생 학교 폭력 경험 비율(6.7%)보다 2.2배였다. 폭언 및 욕설, 협박 등 언어폭력의 경우 3039명(13.8%)이 경험한 것으로 답했으며, 주요 가해자는 선배선수나 또래선수(50.5%), 지도자(43.8%) 등이었다.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고인 역시도 중학생 때부터 가해자인 감독에게 지도를 받았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부터 감독과 팀 닥터, 선배 2명으로부터 구타당하고 폭언을 들었다.


폭력 문화가 재생산되는 악순환 속에서 학창시절부터 여러 형태의 폭력에 시달린 선수들이 결국 커서도 그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며 죽음으로 내몰리게 됐다.


학생들이 여러 형태의 폭력에 노출돼 있음에도 공적인 피해구제 시스템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지한 인권위는 ▲ (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 체계 정교화 ▲ 상시 합숙 훈련 및 합숙소 폐지 ▲ 과잉훈련 예방 조치 마련 ▲ 체육 특기자 제도 재검토 ▲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정례화 검토 등을 제시했다.


또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 보장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개선안을 마련해 관련 부처 등에 재차 권고한 상태다. 다만 종합적인 정책 개선안이 마련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들에 대해 내부 위원회 절차에 있다”며 “의견 안건으로 심의가 완료된 상태지만, 발표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유은혜 교육부 장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교육부 “문제 상황 진단 이후 대응 예정”


고 최숙현 선수 사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의 대응도 관심이 모아진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8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종목의 최숙현 선수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유족들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교육부는 초중고 운동부 지도자들에 대한 예방 교육 의무화, 기숙사 점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학생 선수 면담 의무화, 지도자 징계 절차 강화 등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원 스포츠 전반의 폭력 사태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교육부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은 진상 파악을 하는 게 먼저 인 것 같다. 경북도교육청이 최근 370여개 초·중·고교 운동부 학생선수 3930명을 대상으로 폭력·성폭력 및 인권실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제도 개선 사항 등을 검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문체부랑 협업해서 방안들을 고민하게 될 것 같다”며 “지금은 추가적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교육부는 학교 운동부 내에서 폭행·폭언을 당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들을 만들어줘야 되는데 조금 더 사안 조사가 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점검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안에 대해서는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여러 폭력 사태 이후 많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장 성과가 있는지 판단은 어렵다. 그럼에도 작년과 올해 사건들이 또 다시 터졌기 때문에 한 번 더 우리 스스로도 점검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차원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현장 점검 정도다. 체육계 관행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다 보니 사건이 계속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서 그 틈을 메워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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