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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소소한 영화관] 삶이 아무리 태클을 걸어도 '어게인'

  • [데일리안] 입력 2020.07.31 13:00
  • 수정 2020.07.31 11:01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김예은·예수정 주연 뮤지컬 영화

미국 주크박스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수백억대 투자금이 투입된 영화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영화의 재미와 의미를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선한 스토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작지만 알찬 영화들이 있습니다. 많은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나지는 못하지만, 꼭 챙겨봐야 할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영화 영화 '어게인'ⓒ(주)에스와이코마드/아이엠

"내 이름은 조연주, 하는 일은 조연출."


조연출만 10년째, 남은 자존감마저 바닥을 친 감독 지망생 연주(김예은 분). 또 한 번 좌절을 겪으며 고향 전주로 돌아간 그는 우연한 기회로 조선 마지막 기생이자 화가였으며, 예술인들의 든든한 후원자, 허산옥 선생의 이야기를 접한다. 그녀의 삶과 예술 혼에 감명받은 연주는 다시 꿈을 향해 걸어간다.


영화 '어게인'은 불안한 삶을 사는 청춘을 소재로 한다. 이미 여러 영화에서 다뤄온 뻔한 주제를 뮤지컬 형식을 빌려 색다르게 요리했다. 연주 외에 인물들의 사연을 건드릴 때마다 춤과 음악이 깔리는 방식이다. 특히 콩나물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콩나물 전쟁' 신은 기발하다. 제작진이 이틀 밤을 새우면서 찍은 장면인데, 콩나물이 이렇게 활용도가 높은 극적 장치인가 싶을 정도로 웃기면서 독특하다. 작은 영화가 뮤지컬 형식을 시도한 것 자체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주인공 연주는 오늘날 청춘을 대변하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뚜렷하고, 목표에 맞는 노력도 하지만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아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언뜻 희망을 품기도 하지만 "넌 뛰어난데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희망고문 같은 말만 들린다. 치열한 열정은 점점 사라지고, 고향에 돌아가도 꿈을 찾아 떠난 이를 기다리는 건 차가운 시선뿐이다. 그래도 영화는 희망적이다. 연주가 허산옥이란 한줄기 빛을 통해 다시 일어섰듯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청춘들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영화 영화 '어게인'ⓒ(주)에스와이코마드/아이엠

'어게인'은 연주와 연주의 엄마 말순(예수정 분)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삶을 조명한다. 말순은 콩나물국밥집을 2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운영한 인물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빠, 동생, 남편 등 가족 모두를 뒷바라지한 '희생의 아이콘'이다. 말순이 연주를 응원하는 이유도 자신이 못 이룬 꿈이 있기 때문이다. 두 여성의 연대는 이 땅의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힘이 된다.


영화의 독특함과 신선함을 이끈 건 배우들이다. 주인공 김예은은 청량감 넘치는 분위기와 매끄러운 연기로 극을 아우른다. '그날 밤', '은하 비디오' 등 다수의 독립영화에서 탄탄하게 쌓은 연기력이 반짝반짝 빛난다. 김예은은 차량이 반파되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촬영장에 복귀해 영화 일정을 소화했다. 예수정은 언제나 그랬듯, 존재만으로 묵직한 힘을 낸다. 김예은과의 모녀 호흡도 실제 모녀처럼 자연스럽다.


극단 잠수함 대표를 지낸 조창열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무대 연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뮤지컬 넘버 작사에도 직접 참여했다.


만년 조감독이었다는 그는 "삶이 아무리 태클을 걸어도 다시 한번 일어나 또 걸어가자고 얘기하고 싶다"며 "너무 아득한 목표를 보지 말고, 한 발 앞에 다른 한발을 놓으면 앞으로 갈 수 있다. 아무리 느려도 전진은 전진이다"고밝혔다.


지난해 미국 주크박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 지난해 서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한국영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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